오늘은 대화 스킬을 하나 소개드릴게요. 일명 ‘귀엽게 항복하는 방법!’ 엄마랑 대화하며 알게 된 거예요. 글 중간에 들어가는 에피소드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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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환경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사람, 공간, 예술, 자연 이 단어를 포괄하는 곳이더라고요. <땅에 쓰는 시>의 정영선 조경가처럼 공간을 살리고, 사람들의 삶에 자연이 스며들게 하는 게 멋져 보여요.
퇴근 후에는 바이브코딩에 푹 빠져서 자기 직전까지 개발을 하고 있어요. 사랑의 언어를 번역해 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에요. 운동을 마치고 오면 바로 앉아서 개발을 시작해요. 머릿속 기획만 가득했는데,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힘까지 생기니 엄청 설레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도 모를 때가 많잖아요. 경험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계속 새롭게 알게 되는 게 있으니, 왠지 끌린다면 재고 따지지 말자,라는 생각이에요.
이번 주는 이런 글을 메모장에 남겼어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몰라, 그냥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태. 그게 맞을지도, 아닐 수도 있지만 뭐든 시작하려면, 이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정정하지 않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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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엄마랑 논쟁과 대화 그 중간의 소통을 많이 했는데요. 재밌는 걸 하라고, 돈보다 재밌는 경험이 남고, 사람이 남는 거라고 했어요. 마음의 여유를 잃고 쪼그라드려는 시점에, 넉넉하게 다시 바람을 불어넣어 줬어요. 씩씩하게 나아가 보려고요.
이번 글에서는 프랑스 여행 이전부터 이번 주까지, 제법 긴 기간에 걸쳐 경험들을 기록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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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 비닐 같은 옷에, 직접 만든 기타를 들고
이병우 님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무대를 보고 왔어요. 익숙하지 않은 국악기의 음색에 푹 빠져버렸어요. 곡의 제목이 연주와 꼭 맞다고 느껴졌어요. 심상, 그리움 등 이름처럼, 서럽게도, 설레게도, 두렵게도 만드는 소리들을 들으면서, 뱃속에서 마음 덩어리가 훅 올라오는 느낌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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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2. 작은 그림들을 모아서 할 수 있는 것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다녀왔어요. 딱 떨어지는 디자인보다 작가님의 손길이 가득 느껴지는 작업물에 마음이 갔어요. 어딘가 하찮고 망그러지고 삐뚜름한 것들이요.
본듯한 잘 그린 그림들보다 유난히 내성적인 작가님이 그렸을 것 같이 선이 흐리다거나, 무척 따뜻한 색감의 오일파스텔로 부드럽게 그렸다던가 하는 쪽이 더 좋았어요.
나는 어떤 작품을, 공간을,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지 새록새록 떠오르고 생각이 뻗어나갔어요.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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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2. 모닝 일기 쓰는 사람
아침마다, 모닝페이지를 펴고 사부작거려요. 좋았던 기억, 싫었던 말들, 사소해서 잊어버릴 것 같은 일, 거대해서 글로 풀어내고 소화해야 하는 일을 가리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적어요.
노트를 펴고 글을 쭉 적어 내리는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요. 분노에 찬 팀원이 데스노트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일까, 감성이 풍부한 소녀처럼 보일까요.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보면 꽤 재밌어요. 같은 하루는 없고, 계속되는 감정도 문제도 없다는 게 느껴져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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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3. 퍼스널컬러는 리틀포레스트?
가족 여행으로 리틀포레스트를 닮은 숙소에서 하루 묵었어요.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쭉 피드를 봤어요. 힙하고 강렬한 콘텐츠는 정말 없고, 자연과 사람과 일상 같은 힘을 빼고 봐도 되는 콘텐츠들이 나의 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비슷한 느낌일 것 같지만, 삶은 어느 방향으로든 흘러갈 수 있으니, 너무 빨리 어떤 틀이 생기고 갇히는 것은 경계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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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4. 여름에는 엄마와 찻자리를 가지기
“엄마 자꾸 지각하면 다음에는 예쁜 곳 안 데려간다”
“그럼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눈썹 휘날리면서 가볼게”
글의 첫머리에서 스포 했던 귀엽게 항복하는 방법이에요. 챌린지가 들어오면 발라당 귀엽게 누워버리는 전략이에요. 넘어진 김에 누워서 쉬고 가는 전략이랑 세트예요.
더운 여름, 누가 툴툴거리면 맞서 싸우기보다 그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걸 추천해 봐요.
이번 쳅터의 주제로 돌아가서, 이이엄, 이라는 가족의 최애 찻집에 종종 가요. 이번에는 여름 찻자리가 열렸고 엄마와 가려고 냉큼 예약했어요.
엄마는 앞선 약속을 끝내고 오면 빠듯하다는 예고를 했고, 역시 조금 늦었어요. 그렇게 우아하고 느긋한 찻자리는 실패했어요.
조금 산만하게, 헐레벌떡 모였지만, 바쁜 와중에도 모든 걸 보고 모든 걸 이야기했어요. 찻잔이 얼마나 예쁘고, 마루의 질감과 가구는 어떤지, 입 안에서 알알이 느껴지는 음식의 식감이 얼마나 좋은지 몽땅 이야기하려고 스트릿래퍼처럼 대화 지분을 뺏고 뺐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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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5. 패셔니스타의 옷방의 조건
“공주 방에 별이 떴어”, 오랜만에 서울에 온 부모님이 옷방에 프랑스에서 사 온 별모양 옷걸이를 달아줬어요.
내일 입을 옷을 전날에 정하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서 아무 옷이나 걸치면, 그날 하루가 덜 소중해지는 것 같았어요.
별 옷걸이는 오늘이라는 한 번뿐인 무대에, 웬만하면 멋지게 설 수 있는 일종의 장치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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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으로 흩어진 이야기들을 늘어놓은 느낌이네요. 요즘 생각도 빨라지고 마음도 급해지는 것 같아요. 여러 일을 벌이면서 왠지 여기서 머물면 안 되는 느낌이 들어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마음이고, 자주 좋은 변화로 이어졌어요.
이십 대에는 뭐든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았어요. 내 그릇의 크기를 모르고 모두 꾹꾹 담다가 마음도 몸도 다쳤어요.
서른에는 차근히 나를 돌보고 정비하는 법을 알아가고 있어요. 내달리는 마음 옆에, 그 마음을 종종 붙잡아 쉬게 해주는 여유가 같이 있어요. 다행이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좋아요. 덕분이에요.
p.s 아래 사진은 제가 처음 만든 라떼에요! 따뜻한 라떼처럼 포슬하고 다정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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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껍질 드림 essayhee1@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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